서랍。



단편집입니다. 여전히 사건 자체와 별개로 청춘의 밝은 면, 어두운 면을 고루 섞어놓아서 에피소드 하나하나도 완성도가 높고, 전체적인 주제도 있습니다.

반면에 단편집에서 전체적인 주제를 생각하다 보니 첫 에피소드가 영 껄쩍지근 합니다. 이 에피소드는 애니로도 봤는데, 애니에서도 가장 별로였습니다. 주인공이 음습한 짓을 하는 데다가 비는 내리지, 혼잣말 하지, 친구한테 핀잔도 듣지...보는 제가 다 칙칙해졌습니다. 이 책 후기를 읽고 나서야 왜 이렇게 칙칙하게 만들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. 1편은 희생된 거다...완성도를 올리기 위한 희생...그 희생 말이지...

개인적으로 좋았던 에피소드는 <대죄를 짓다>랑 <수제 초콜릿 사건>이었습니다. <대죄를 짓다>는 개인적인 경험 때문에 치탄다의 심정에 몰입하면서 읽었고, <수제 초콜릿 사건>은 <쿠드랴프카의 차례>의 연장선에서 좋았습니다. 가벼운 역할을 맡은 조연의 뒷이야기는 클리셰라고 해도 늘 빠져듭니다.

하지만 최고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<멀리 돌아가는 히나> 마지막 부분, 데릴사위로 들어가겠다는 말을 못하고 혼자 쑥쓰러워서 딴소리 하는 호타로입니다. 나도 호타로 같은 남자 며느리 있으면 참 좋겠네